[결혼은 예술, 이혼은 과학]
1년쯤 전, 50대 후반의 A가 이혼 상담을 하겠다며 찾아왔다. 마른 몸에 웃음기 없는 얼굴이었지만 성실하게 살아온 티가 났다. “서울에 자가 있고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입니다.” 명함을 건네며 농담처럼 말했지만 표정은 곧 어두워졌다. “드라마 속 김 부장 아내는 남편이 임원 승진에서 떨어져도 두 팔 벌려 안아주지 않습니까. 제 아내는 이혼하재요.”
A가 임금피크제로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함께 있는 시간이 늘자 다툼이 잦아졌다고 했다. 자신은 종일 집에 있으면서 청소도 설거지도 도맡아 하는데, 아내는 등산에 골프에 종교 모임에 동창회에 바쁘다는 것이었다. 잔소리를 했더니 아내는 “당신하고는 너무 말이 안 통한다”며 이혼과 집의 재산 분할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자신도 화가 나서 먼저 이혼소송을 제기하려고 나를 찾아왔다고 했다.
“이렇게 손절을 당하고 나니 배신감이 큽니다. 내가 진즉 먼저 손절했어야 했는데 물타기만 해온 셈이지요. 아내는 평생 주부로 일했고 나 혼자 일해서 아파트를 내 명의로 샀는데 왜 나눠줘야 합니까. 안 줘도 되지요?” 답은 ‘아니오’다. 그 정도 오래 산 부부라면 전업주부도 40% 안팎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