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shared this post · 3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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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의 “토지”를 모른다는 이유로 피드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를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정신과 의사로서 한 가지 근원적인 질문이 머릿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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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의 “토지”를 모른다는 이유로 피드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를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정신과 의사로서 한 가지 근원적인 질문이 머릿속을 스친다.
왜 우리의 '상식'은 저마다 이토록 다른 걸까.
상식이란 글자 그대로 '모두가 마땅히 알아야 하는 지식'일까?
그렇다면 누구나 알 법한 지식을 모르는 이는 상식이 부족하고 개념이 결여된 자로 규정지어져야 마땅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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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편적 진리'라 믿는 것들은 사실 얇은 얼음판 위에 간당간당 서 있다.
누구나 사실로 받아들일 것 같은 진화론이나 지구가 둥글다는 과학적 사실조차 누군가의 세계관 안에서는 전혀 인정받지 못한다.
결국 우리가 상식이라 부르는 것은 각자가 살아오며 구축한 고유한 세계관들이 우연히 겹쳐진 ‘교집합’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이 교집합의 면적과 좌표가 개인의 경험, 환경, 관심사에 따라 완전히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나에게는 거대한 대륙 같은 상식이, 타인에게는 지도 밖의 미지의 영역일 수 있다.
의사라면 당연히 알야할 의학 용어 중에 NPO와 RD라는 말이 있다. 금식과 일반식을 뜻하는데, 여기서 RD(Regular Diet)를 우리말로 옮기면 흥미롭게도 상식(常食)이 된다.
의사 집단에서는 숨 쉬듯 자연스러운 이 ‘상식’이 병원 문밖을 나서는 순간 낯선 외계어가 된다.
상식의 유효 반경이란 본래 이처럼 좁고 상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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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 마주 앉아 "이 사람은 상식이 있다, 없다"를 저울질하기 시작하면 대화는 그 즉시 단절된다.
소통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무얼까.
"우리가 공유하는 교집합은 어디쯤일까요?"라며 서로의 지평을 조심스레 가늠해보는 태도가 아닐까.
만약 특정 영역에서 교집합이 전혀 겹치지 않는다면, 그 주제는 다른 교집합을 가진 이와 나누면 그만이다. 왜 나와 똑같은 형태의 겹을 가지지 않았느냐고 상대를 다그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parsnip_fairy 그게 요점이 아닌데, 그 글쓴이는 자칭 문학소녀라는, 독서를 오래 해왔다는 지인이 '토지'를 모른다는 것과 '어린왕자'를 지금에서야 읽었다는게 의뭉스럽다 생각하고 글 쓴 것...
지금 원글 의도와는 다르게 저걸 아느냐 모르냐로 번진 게... 원글 읽은 사람으로서는 의아함.
rownsyrow 사실 그 원글의 취지는 박경리가 상식이냐 아니냐라기보단 독서가 취미라고 하며 다가온 그 사람에게서 느낀 개인적인 '쎄함'이 주된거였죠. 결국 그 원글쓴이가 느꼈던 쎄하다는 주관적 느낌이 엉뚱하게 상식논쟁으로 번진거 같음. 다른글을 보면 확실히 이상하긴 한게 25년간 독서가 취미라고 하면서 무슨책 읽냐는 질문에 그냥 소설책이라고 답하고 책제목도 얘기해주지 않는다든지 뭔가 전형적인 독서광의 면모가 안보인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