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FOMO의 답: Focus On My Own>
김독지 채널에 '나만 뒤처질까 조급한 30대 FOMO 공유회'라는 영상이 올라왔다. 30대 세 명이 각자 겪는 두려움과 대처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첫 번째는 경제적 박탈감에서 오는 FOMO다.
과거엔 노동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했지만, 최근 부동산 폭등을 거치며 '근로소득'이 아니라 '내가 어떤 자산을 가졌는가'가 기준이 됐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뉴스엔 빚을 내서까지 올인해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가 나오고, 숏폼엔 국내 주식으로 1년 치 연봉을 벌었다는 인증이 올라온다.
이는 두 가지를 낳는다. 첫 번째는 '노동 가치'의 상실이다.
매일 지옥철을 타고 상사에게 치이며 하루 종일 고생해 번 월급, 즉 성실함의 보상이 단 며칠 만에 수천만 원을 버는 주식 앞에서 푼돈으로 전락하고 성실함이 미련함처럼 느껴질 때, 무기력증과 번아웃이 찾아온다.
직접 몸을 써서 노동의 가치를 보여주는 채널이나 챌린지형 콘텐츠가 1~2년 전부터 꾸준한 조회수를 내는 것도, 상실된 노동 가치가 반영된 결과다.
두 번째는 자책이다. 부동산 폭등기엔 '시드머니가 없어서', '부모님 찬스가 없어서'라고 환경을 탓할 수 있었지만, 주식은 스마트폰 버튼만 누르면 됐다. '내가 쫄보라서 기회를 날린 건 아닌가'라는 자책이 든다.
FOMO의 특이점은 여기 있다. 김독지 채널 댓글엔 "나도 국내 주식으로 꽤 벌었다. 근데 조금만 이득 보고 팔았는데, 나보다 더 번 사람이 있어 FOMO가 온다"는 글이 보인다. 안 산 사람뿐 아니라, 돈을 번 사람도 FOMO를 느낀다고 한다.
두 번째는 커리어와 기술적 FOMO다.
‘AI 대체’가 가장 크다. 기술 혁신 그 자체보다, 경영진이 비용 절감을 위해 신입을 안 뽑거나 경력직을 대체한다는 시각이 핵심이다.
이는 바로 책상을 빼버리는 미국에서 더 거센데, 졸업식에서 테크 CEO에게 야유를 보내거나 AI를 몰래 망가뜨리는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까지 벌어진다. Z세대 직장인 44%가 회사의 AI 도입을 일부러 방해한 적 있다는 조사도 있다.
반면 초경쟁 사회인 한국은 끊임없이 뭔가를 생산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 갓생러와 자신을 비교하며, 잠시라도 쉬면 뒤처진다는 FOMO를 느낀다. 제대로 쉬지도, 일하지도 못한 채 만성적인 죄책감과 번아웃에 빠진다.
세 번째 FOMO는 결혼과 출산이다.
연애 프로그램엔 생물학적 출산 나이 이야기가 종종 나오고, 육아 브이로그가 늘며 젠더 리빌 파티나 초호화 태교 여행, 조동 모임(조리원 동기) 같은 형태가 보인다. 과거엔 없던 풍경이다.
산후조리원도 원래 신체 회복을 돕는 보건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경험과 의미를 중시하는 프리미엄 소비 영역으로 이미지가 바뀌었다.
결국 FOMO는 10대엔 외모와 성적, 20대엔 취업과 학벌, 30대엔 아파트와 결혼식, 4050대엔 자녀의 학업, 60대엔 노후 자산 격차로 모습만 바꿔 평생 이어진다. 초연결 사회가 그 박탈감을 키운다는 분석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소외를 택하거나, 아예 포기하는 쪽으로 향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30대 세 명이 자신의 FOMO를 꺼내 놓자, 댓글은 "다들 좀 덜 열심히 살자", "난 저런 거 나눌 친구가 없어요, 나도 끼고 싶어요 저 모임"으로 발현됐다.
스트리머 우정잉도 주기적으로 '망한 주식 자랑대회'처럼 주식이 나락 갔을 때 보면 좋은 영상을 올리는데, "나만 망한 게 아니라 다행이다, 현시점 최고의 주식 콘텐츠 맛집"이라는 댓글이 달린다.
나 혼자 뒤처진 것 같던 느낌이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라는 위로로 바뀐다.
김독지 채널의 한 댓글은 FOMO가 Fear Of Missing Out이 아니라 Focus On My Own이라고 했다. 남들과의 속도 경쟁에서 벗어나, 나만의 중심을 잡고 나만의 궤도에 집중하자는 뜻.
영상을 보고 나면 뜨는 유튜브 설문엔 '정보를 제공함', '재미있음' 외에 '마음이 평온해짐'이 있다.
내 영상이 누군가의 속도를 다그치기보다 '네 궤도에 집중해도 괜찮다'며 마음을 평온하게 해 준다면, 그게 창작자가 건넬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위로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