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조선일보 칼럼. 다정함에 대하여 일곱 번째.
세종시 도서관에서 강의를 마쳤을 때, 어느 중년 여성이 말했다. 자신의 남편 이야기였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가난해서 학교에도 잘 가지 못하고 일해야 했다. 결혼해서도 계속 육체노동을 했고 그렇게 50대가 되었다. 어느 날 남편이 말했다. “내가 학생이나 청년 시절에 여행 같은 걸 다녀왔으면 내 인생이 조금은 달라졌을까?”
아내는 답했다. “이제 다니면 되지. 당신 그동안 열심히 일했잖아.” 그러나 남편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이 나이에 여행을 간다고 해서 내 인생이 그렇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아. 그런데 그 시절의 나와 처지가 비슷한 20대를 찾아서 여행 보내주면 걔의 인생은 좀 달라지지 않을까? 우리 내일부터 돈을 좀 모으자, 그리고 여행 갈 아이를 찾아보자.”
그 이야기를 듣고 뭐라 답할 말을 찾기 어려웠다. 나는 비영리법인 ‘당신이잘되면좋겠습니다’를 설립하고 1년에 한 번 에세이 공모전을 통해 청소년들을 해외여행 보내주는 일을 한다. 내가 강의하고 번 돈이나 책을 쓰고 받은 인세 등의 일부를 거기에 쓰고 있다. 그건 내가 누군가에게 받은 게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