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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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gyunlim shared this post · 1d ago
김민섭

오늘자 조선일보 칼럼. 다정함에 대하여 일곱 번째.

세종시 도서관에서 강의를 마쳤을 때, 어느 중년 여성이 말했다. 자신의 남편 이야기였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가난해서 학교에도 잘 가지 못하고 일해야 했다. 결혼해서도 계속 육체노동을 했고 그렇게 50대가 되었다. 어느 날 남편이 말했다. “내가 학생이나 청년 시절에 여행 같은 걸 다녀왔으면 내 인생이 조금은 달라졌을까?”

아내는 답했다. “이제 다니면 되지. 당신 그동안 열심히 일했잖아.” 그러나 남편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이 나이에 여행을 간다고 해서 내 인생이 그렇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아. 그런데 그 시절의 나와 처지가 비슷한 20대를 찾아서 여행 보내주면 걔의 인생은 좀 달라지지 않을까? 우리 내일부터 돈을 좀 모으자, 그리고 여행 갈 아이를 찾아보자.”

그 이야기를 듣고 뭐라 답할 말을 찾기 어려웠다. 나는 비영리법인 ‘당신이잘되면좋겠습니다’를 설립하고 1년에 한 번 에세이 공모전을 통해 청소년들을 해외여행 보내주는 일을 한다. 내가 강의하고 번 돈이나 책을 쓰고 받은 인세 등의 일부를 거기에 쓰고 있다. 그건 내가 누군가에게 받은 게 있기 때문이다.

hyungyunlim shared this post · Aug 17
김민섭

며칠 전 이메일이 왔다. "혹시 중고차 필요하실까요?"라는 제목이었다. 새로운 종류의 스팸 메일 같은 건가 싶어 무심히 클릭했는데 내용이 다음과 같았다.

"저는 용인에 사는 하OO라고 합니다. 김민섭 선생님 활동은 페이스북에서 가끔 보고 있습니다. 청소년을 위해 좋은 일 많이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강연을 전국으로 다니시는 것 와중에 탁송도 하시고 대중교통도 이용하시는 것 같은데 혹시 차가 있으면 편리하게 쓰실수 있을것 같아 연락드려 봅니다. 제가 2004년식 스포티지가 있는데 저는 아무 불만이 없습니다만 마누라가 너무 걱정을 하여 곧 폐차하게 될 운명입니다. 22년이나 되어 팔리지는 않을 것 같고 필요한 사람이 계속 타주면 가장 좋을 것 같아 선생님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그러니까, 본인이 운전하던 중고차를 준다는 것이었다. 무엇을 어떻게 함께하자 자신을 이렇게 도와달라 메일들이 많이 오지만 이런 제안은 처음이었다. 마침 나는 차가 필요했다. 타고 있는 차의 약정거리를 초과한 지 오래되었던 것이다. 얼마 전 친구가 자신이 20년 탄 차를 폐차한다고 해서 그의 차를 보러 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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