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하는 토큰의 양이 '가치'를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소프트웨어 역사에서 가격 정책은 늘 가치 철학의 선언이었습니다.
패키지 소프트웨어 시대엔 CD 한 장의 가격이 있었고, SaaS가 오면서 "사용자 시트"가 가치의 단위가 됐습니다. 그리고 AI가 등장하면서 "토큰"이 새로운 단위로 자리를 잡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토큰의 양과 수가 좋은 결과를 대변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요즘 클로드만 봐도 이런 토큰하마를 계속 키워도 되나 싶습니다.
"Tokens don't equate to value."
토큰은 가치와 같지 않다. 당연한 말 같지만, 이 한 줄이 지금 엔터프라이즈 SaaS 업계의 화두입니다.
어도비는 이번 주 CX Enterprise를 출시하면서 성과 기반(outcome-based) 과금을 선언했습니다. 호텔 예약 캠페인을 AI 에이전트가 몇 건 완료했는가. 여행사의 광고 캠페인을 몇 개 끝냈는가. 사용량이 아니라 완료된 업무 단위로 청구하겠다는 겁니다.
이게 왜 중요할까요?
사실 이 모델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젠데스크와 인터콤이 몇 년 전 고객 서비스 자동화 영역에서 먼저 실험했고, 세일즈포스는 이미 'Agentic Work Unit'이라는 새로운 측정 단위를 직접 만들어냈습니다. 누가 AI 시대 과금의 표준을 정의하느냐가 시장 주도권 싸움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성과 기반 과금이 엔터프라이즈 AI에 적용되기 위한 조건이 있습니다.
첫째, 태스크가 명확히 정의되어야 합니다. "발주 처리 1건"은 셀 수 있지만, "전략적 인사이트 제공"은 셀 수 없습니다.
둘째, 성과의 귀속(attribution)이 가능해야 합니다. AI가 한 일인지, 사람이 한 일인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고객과 벤더 양측이 같은 측정 지표에 합의해야 합니다. 이것이 사실 입장차이가 커서 가장 어렵습니다.
같은 성과를 내기 위해 어떤 고객은 더 많은 토큰을 소비합니다. 이 불균형을 벤더가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이 모델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그래서 이것은 단순한 가격 정책 실험이 아니라, AI 모델 효율화와 Customer Success의 통합 전략입니다.
고객의 AI 활용 성숙도를 높이는 것이 벤더의 수익과 직결되는 구조. 어떻게 보면 이게 진짜 새로운 파트너십의 정의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사용하는 SaaS에서, 성과 기반 과금이 도입된다면 가장 먼저 측정해야 할 '완료 단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토큰을 팔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 결과를 팔아야 합니다.
프로덕트 매니저들의 역량이 발휘되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김PM은 AI를 이용한 요약 포스팅은 작성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