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를 보면 삼치가 떠오른다. 삼치는 살빛이 희어서 흰살생선으로 오해받지만 실제로는 등푸른생선이며 붉은살생선이다. 금태는 반대다. 겉모습은 붉지만 흰살생선이다. 그런데 막상 먹어보면 또 예상이 빗나간다. 흰살생선치고는 놀랄 만큼 기름지다.
금태의 표준명은 눈볼대다. 이름 그대로 눈이 크고 몸은 붉다. 부산에서는 빨간 고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로 수심 100m 아래 바다에 사는데, 깊게는 수백m까지 내려간다. 이렇게 깊은 곳에서 잡아 올리면 수압이 급격히 달라져 살아 있는 상태로 유통하기 어렵다. 그래서 활어보다는 선어로 유통된다.
흰살생선은 대체로 붉은살생선보다 담백하다. 대구나 도미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반대로 고등어·꽁치·정어리 같은 붉은살생선은 기름기가 많다. 금태는 흰살생선인데도 상당히 기름지다.
오메가3 하면 고등어 같은 등푸른생선이 생각나지만 금태에도 오메가3가 풍부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를 보면 금태 100g에 오메가3 핵심성분인 DHA가 1821.29㎎, EPA가 877.29㎎ 들어 있다. 둘을 합치면 약 2.7g이다. 생선 한 접시에 웬만한 오메가3 보충제 몇알에 해당하는 양이 들어 있는 셈이다. 명태도 흰살생선이고 지방이 적지만 그 지방의 절반가량이 오메가3다. 시중에 유통되는 오메가3 영양제 중에는 알래스카 명태에서 추출한 오메가3를 함유한 제품도 있다.
생선 지방에 오메가3가 많은 데에는 물속에서 살아가는 환경과 먹이사슬이 함께 작용한다. 생물의 세포막은 너무 뻣뻣해서도 너무 흐물흐물해서도 안된다. 그런데 수온이 내려가면 버터가 굳듯 세포막 속 포화도가 높은 지방은 단단해지기 쉽다. 반면 오메가3처럼 이중결합이 많은 불포화지방산은 낮은 온도에서도 비교적 유동성을 유지한다. 차가운 물 속에 사는 물고기가 수온에 따라 세포막 지방산의 불포화도를 조절하는 이유다. 물론 물고기 몸속의 EPA와 DHA가 물고기 스스로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주로 바다의 미세조류에서 시작해 먹이사슬을 따라 이동하고 축적된다.
오메가3를 챙긴다고 반드시 영양제부터 찾을 필요는 없다. 생선을 일주일에 두번 이상 꾸준히 먹는 사람이라면 식사만으로도 EPA와 DHA를 상당량 섭취할 수 있다. 물론 생선을 먹는 이유를 오메가3 하나 때문으로 줄일 필요는 없다. 생선에는 단백질과 여러 미량 영양소가 있고, 생선마다 맛과 질감도 다르다. 금태를 한점 먹으면서 DHA가 몇㎎ 들어 있나 계산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살과 입안에서 퍼지는 지방의 단맛 때문에 다시 젓가락이 간다.
요즘은 그런 금태를 먹기 딱 좋은 때다. 금태는 계절에 따른 맛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래도 제철을 꼽으라면 여름에서 초가을이다. 한 조사에서는 8월 중순에서 9월 사이 지방 함량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계절뿐 아니라 크기에 따른 차이도 있어서, 큰 개체일수록 지방 함량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시장에서 몸집이 큰 금태의 값이 비싼 데에는 희소성뿐 아니라 이런 차이도 영향을 준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일식당 ‘파에’는 그런 금태 구이를 맛보기 좋은 곳이다. 기름진 금태의 비늘을 살려 바삭한 일본식 된장 구이로 낸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요리의 대명사로 소고기 스테이크를 밀어내기 충분한 요리다. 아아, 일주일에 두번씩 금태 구이를 먹을 수만 있다면.
[맛있는 이야기] 금태, 붉은 빛깔·기름진 맛…‘흰살생선’의 반전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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