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보이는 ‘요즘 30대’>
‘30대’는 여전히 불안하다. 장동선 박사와 김창옥의 〈30대 놓치면 안 되는 것들〉에서도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잠은 죽어서 잔다’는 마음으로 버텼던 30대가 나온다. 그런데 결론은 더 열심히 살라는 쪽이 아니다.
인생은 결국 혼자 사는 게 아니며,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고, 머릿속 잡념을 덜어내며 삶에서 겪는 여러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30대의 불안은 ‘더 해야 한다’는 압박과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질문이 동시에 커지는 시기와 맞닿아 있다.
알랭 드 보통의 『불안(2010)』이 유독 한국에서만 역주행하는 이유도 비슥한 맥락이다. 원제는 ‘Status Anxiety’, 정확히는 ‘지위 불안’이다. 핵심은 돈이 부족할까 봐 두려운 생존 불안보다, 사회가 나를 성공한 사람으로 볼지 계속 신경 쓰게 되는 불안에 가깝다.
알랭 드 보통은 그 원인 중 하나로 능력주의를 짚는다. 과거 신분사회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계급이 정해져 있었기에, 가난하거나 지위가 낮다는 사실이 곧바로 “네가 능력이 없어서”라는 뜻은 아니었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강하다. 희망적인 말이지만, 뒤집으면, 성공하지 못했을 때 “내가 능력이 없어서 실패했다”는 자책으로 이어지기 쉽다. 실패가 하나의 결과가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가치까지 평가하는 근거가 되는 것.
그래서 지위 불안은 “내 인생은 성공한 인생인가”, “나는 사람들에게 무시당하지 않을까”를 계속 확인하게 만든다. 특히 비교 대상은 나와 전혀 다른 재벌보다, 나와 비슷하다고 느끼는 사람(=친구, 동료 등)일수록 더 강하게 작동한다.
긍정이 영상툰의 〈요즘 30대가 겪는 알 수 없는 감정〉은 이를 극대화하여, 인플루언서와의 비교로 잡았다. 몇 년 동안 보던 유튜버와 인스타그래머의 삶이, 어느 순간 비약적으로 달라진다. 한강이 보이는 넓은 집, 고급 가구, 협찬으로 들어오는 명품들이다.
채널 초창기부터 몇 년 동안 지켜보며 내적 친밀감을 쌓았고, 한때는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던 사람이다. 같은 시간을 보낸 것 같은데 그 사람의 삶만 몇 단계 앞서간 것처럼 보이니, 학창 시절 친구가 아님에도 자연스레 비교를 하게 되는 것이다.
‘나도 유튜브나 인스타를 해볼까’, ‘부업이라도 시작해야 하나’ 생각하지만 막상 해보면 쉽지 않다. 그러면서도 계속 그 사람의 영상을 보고, 내 일상이 조금 더 초라해진다. 좋아해서 보기 시작한 콘텐츠가 어느 순간 내 삶의 성적표가 되는 셈.
특히 30대에는 이 비교에 ‘시간’까지 붙는다. 누군가는 승진하고, 누군가는 집을 사고, 누군가는 결혼해 아이를 낳는다. 서로 다른 선택과 사정이 만든 삶인데도, ‘이 나이면 이 정도는 되어 있어야 하는데’라는 기준으로, 나를 채점하게 된다.
영상 속 주인공 역시 텅 빈 느낌이 들고, 외로운 건지 절망스러운 건지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한다. 그러다 아무 이유 없이 엄마와 아빠가 있는 고향집으로 가서 평범한 집밥을 먹는다.
밖에서는 모두가 “요즘 무슨 일 해?”라고 묻지만, 집에서는 무엇을 증명하지 않아도 먼저 반겨준다. 한강뷰와 좋은 가구가 없어도, 나를 위해 차려진 밥 한 끼에서 충만함을 느낀다. 결국 필요한 건 더 좋은 조건이 아니라, 조건 없이 환대받는 관계라는 뜻.
두 영상의 댓글에서도 비슷한 말이 반복된다. “주변은 다 결혼하고 애 낳고 행복하게 사는데, 나만 망한 인생 같다”, “인스타도 안 하는데 카톡 프사만 봐도 작아진다”, 그리고 “증명하지 않는 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댓글들이다.
‘불안’과 ‘비교’는 모든 세대가 느끼지만, 30대 콘텐츠에서는 ‘늦어지고 있다’는 시간 압박까지 더해진다.
그래서 두 영상이 건네는 위로도 비슷하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남의 기준으로 내 삶을 계속 평가하는 데서 잠시 벗어나야 한다는 것.
결국 요즘 30대에게 필요한 건 더 많은 성공의 증거보다, 아직 부족한 나까지 받아주는 관계인지도 모른다.
++썸원님과 함께하는 <콘텐츠 트렌드 디깅 클럽> 내용입니다. 추가 신청 및 대기는 프로필(댓글) 링크에 있슴다! (Somewon 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