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ungyunlim shared this post · 2h ago
Sanghyun Park

일론 머스크의 하늘을 나는 로드스터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린다. "역시 머스크 형!"이라고 감동하는 사람도 많고, "팔지도 못할 차를 주가 방어용으로 만들어서 하는 쇼인데 또 속느냐"고 웃는 사람도 많다.

양쪽 다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로드스터는 2세대를 발표한 지 9년 동안 한 대도 생산을 못 하고 사실상 3세대로 건너뛰었다. 제품 개발 속도가 이런 식인데,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시판된다고 정말로 믿는 건 우스운 일이다. 하지만 환호하는 사람들은 그걸 알면서도 좋아한다.

나는 양쪽이 상대방을 조금 너그럽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2016년에 '고스트버스터즈' 리부트가 나왔다. 원작의 남성 주인공 네 명을 여성 네 명으로 교체한 영화였다. 어떤 창의적 재해석도 없이 남자 넷을 여자 넷으로 바꾼 거다. 디즈니 마블 영화 중 가장 흥행 실패한 '더 마블스(2023)'도 여성과 소수자 중심으로 히어로를 구상하기만 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런 실패작들이 나오는데도 영화사들은 계속 만들고, 일부에서는 장사도 안 되는데 DEI를 추구하는 영화라며 비판한다. (이렇게 비판하는 사람들과 머스크 팬덤 사이에는 아주 큰 교집합이 존재한다. 머스크가 영화 속 다양성을 공격하는 선봉장이기도 하다.)

많은 실패작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 다양성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은 많다. 이들은 머스크가 상업성도 없는 공중부양 로드스터에 환호하는 사람들과 많이 다르지만, 비슷한 이유로 그 영화들을 반긴다고 본다.

상품의 실용적, 상업적 가치와는 별개로, '그 상품이 상징하는 미래'에 열광하는 것이다.

한쪽은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미래를 보는 것이고 (하늘을 날지 못해도 이번에 선보인 흡착 기술은 급정지 등에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다른 쪽은 '히어로는 스트레이트 백인 남성'이라는 공식이 깨진 평등한 세상을 보는 것이다. 많은 영화가 실패했지만, 성공하는 영화들도 꾸준히 나온다. 머스크는 오디세이를 두고 놀런이 진정성을 잃었다고 공격했지만 놀런은 보란듯이 성공했다.

과거 백인 남성 중심의 세상은 그렇게 조금씩 깨지고 있고, 우리 모두 그 혜택을 보고 있다. 반면, 이번 로드스터에 사용된 기술도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서 온 기술이다.

사람들은 언제나 좋은 제품, 성공한 제품에 열광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믿는 세계관을 확인해 주는 제품에 열광한다. 나 자신도 나이를 먹으면서 양쪽 모두 상대방을 이해해 줄 필요가 있다는 걸 깨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