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타키나발루, 몰디브, 괌 같은 휴양지 여행을 가면 여기는 돈 내고 올 수 천국이구나, 생각했다. 뜨거운 햇살아래 얇은 옷차림으로 풀장 옆 선베드에 누워 쉬다가, 더우면 물에 들어가고 출출하면 시원한 맥주와 갓튀긴 프라이를 주문해서 먹는다. 몸에 쌓인 피로는 없지만서도 아로마향 맡으며 전신 마사지도 받고, 밤 늦게 호텔바에서 칵테일도 마실 수 있으니 말이다.
이번 푸꾸옥 여행도 지불 가능한 낙원이라는 점은 같았으나 규니랑 둘이서만 다녔던 휴양지들과는 달랐다. 26개월 왕애기도 함께했기 때문이다. 복도를 지나갈 때마다 잉어를 같이 관찰하고 노래부르며 시간을 보냈고 프라이빗 비치에서는 함께 흙을 파며 모래놀이를 했다. 사파리에선 도윤이가 동물 먹이 체험을 하나라도 더 할 수 있도록 온 가족이 사방팔방 분주하게 뛰어 다녔다.
천국의 존재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그곳을 묘사하는 장면엔 꺄르르하는 아이의 웃음 소리가 빠지지 않는다. 푸꾸옥에서 우리의 모든 액티비티는 자본주의스러운 천국에 어울리는 도윤이의 웃음을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한 어른 네 명의 땀나는 노력이었달까. “신난다”며 콧노래를 부르고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모습에 독감 리스크를 무릅쓰고 역시 오길 잘했네, 싶었다.
행복했던 휴가가 무색하게 업무에 복귀하니 바로 슬랙 지옥에 빠져버려 리프레쉬 휴가가 지속 가능한 리프레쉬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지만, 규니도 아빠도 2꾸옥을 얘기하는 걸보니 다음을 기약하는 설렘 정도 남겨둘 수 있지 않을까. 내년에 태어날 조카도 좀 키워서 같이 놀러다니고 싶지만 올케의 마음은 어떨지 모르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