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동에서 매우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하메네이를 포함한 이란 지도부를 사살하고 이란의 군사 시설과 미사일 기지 등을 겨냥해 대규모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이란도 미사일과 드론으로 이스라엘과 중동의 미군 기지 곳곳을 타격하며 강하게 맞대응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상황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어서, 레바논의 헤즈볼라 그리고 쿠르드 무장세력까지 움직이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자칫하면 이번 충돌이 이란과 이스라엘을 넘어 중동 전체를 뒤흔드는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도대체 미국과 이스라엘은 왜 지금 이란을 공격했을까요?
원래 트럼프는 전임 정부들이 중동에 군사적으로 개입한 걸 강하게 비판하지 않았습니까. 트럼프 지지층(MAGA) 상당수도 ‘중동에 개입하지 말자’는 비개입주의 입장이었는데요. 그런데 이번에 하메네이까지 사살하면서 대규모 공격을 감행했단 말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국내 정치 상황이 이란 공격의 원인이 됐다고 보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는 뇌물 수수와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연립 정부 파트너들이 이탈하면서 의회 과반이 위태로운 상황이고요. 게다가 3월 말까지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정부가 자동 해산되고 조기 총선으로 가거든요. 트럼프도 마찬가지입니다. 엡스타인 파일, ICE요원의 민간인 사살, 대법원 관세 판결, 그야말로 사면초가죠. 지지율은 폭락 중이고 11월 중간선거 예측은 암울하고. 네타냐후나 트럼프나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인 거죠.
하지만 제 개인 의견으로는, 핵 문제와 장거리 미사일 문제가 가장 핵심적인 이유라고 봅니다. 이번 공격 직전까지도 미국과 이란 사이에 핵 협상이 실제로 진행 중이었죠. 오만의 중재로 간접 협상이 이어졌고, 미국의 제재 완화와 맞바꾸는 조건으로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일부 반출, 농축도 희석, 국제 사찰 정상화 같은 방안까지 논의됐습니다. 그 와중에 군사 공격이 터진 거죠.
핵은 게임체인저입니다. 북한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후 미국은 북한을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칫 충돌이 일어나면 백악관에 북한의 핵미사일이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요(물론 그렇게 되면 북한도 무사할 수 없겠지요). 만약 이란이 핵을 갖게 된다면? 이스라엘로서는 그야말로 ‘존재론적 위협’을 느끼게 됩니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잖아요. 불법 점령 정권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이란이 핵을 가진다? 이스라엘로서는 상상도 하고 싶지 않은 겁니다. 이란의 핵무장을 막는 것이 이스라엘 국가 안보의 최우선 목표입니다.
미국으로서는 이란의 핵뿐만 아니라 장거리 미사일도 신경 쓰입니다. 이란이 핵탄두를 미국 본토까지 날릴 수 있게 되면? 미국으로서는 북한과 같은 실패 사례가 또 나오는 거죠. 그래서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장거리 미사일을 세트로 묶어 위험 요소로 보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에 이어 이란까지 핵무장을 하게 되면, 핵확산을 막는 NPT체제에 더욱 큰 균열이 발생하게 됩니다. 자칫 이런저런 나라들이 우후죽순처럼 핵 개발하겠다고 나서면, 핵무기 보유국들의 패권도 흔들리게 되는 거죠.
이번에 미국과 이스라엘은 하메네이를 포함한 수뇌부 회의 장소를 파악해 정밀 공습으로 사살했는데요. 올해 초 미국 특수부대가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납치한 일을 떠오르게 만듭니다. 이번 사건은 수개월 동안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준비한 ‘참수 작전’입니다. 이스라엘은 오래전부터 하메네이 제거를 원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25년 6월에 이스라엘에서 하메네이 제거 구상을 미국에 타진했으나 당시 트럼프가 이 계획을 거부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가 있었거든요. 하지만 이번에는 미국 정보기관이 하메네이의 이동과 지도부 회의 정보를 포착했고, 그 순간을 노려 공습 타이밍이 맞춰졌다고 합니다.
작년에는 반대했는데 이번에 승인했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생포 작전 결과가 너무나 성공적이어서 좀 과감해진 건가요? 실제로 그렇게 분석하는 보도도 존재합니다. 지난 2월 28일자 워싱턴포스트 기사를 보면, 미 재무부 출신이자 워싱턴의 대이란 강경 노선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대표인 조너선 셴저는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생포 작전 성공이 트럼프 대통령을 더 대담하게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베네수엘라에서 성공했으니 이란에서도 했다’는 식이라기보다는, 결단을 위한 심리적 문턱을 낮췄다는 정도로 보는 게 적절할 것 같습니다.
현재 이란의 핵 개발 수준은 어떤 단계로 평가되고 있을까요? 지난 2월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펴내 가입국들에 보낸 기밀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파한, 포르도, 나탄즈 등 작년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의 잇단 폭격을 받았던 이란 핵시설들에 대한 사찰관 접근이 8개월째 차단되고 있다고 합니다. 작년 6월 이스라엘과 전쟁한 후 이란은 사찰에 협조하지 않는 거죠. 국제원자력기구(IAEA) 평가에 따르면, 이란은 최대 60%까지 농축된 우라늄 440.9킬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는 무기급 수준인 90% 농축으로 가는 데 기술적으로 매우 짧은 단계만 남은 상태입니다. 최대 핵무기 10개 정도를 만들 수 있는 양이고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상업용 위성사진을 활용해 별도로 상황을 파악했다고 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약 350킬로미터 떨어진 이스파한 시설을 관찰했는데, 농축 핵물질을 저장하는 터널 단지 입구 주변에서 ‘정기적인 차량 활동’이 확인됐다고 합니다. 또한 나탄즈(Natanz)와 포르도(Fordow) 농축 시설에서도 활동이 관찰됐다고 밝혔는데요. 다만 “이 시설들에 직접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그 활동의 성격과 목적을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이나 이스라엘로서는 마음이 조급했겠죠. 한 고개만 넘으면 핵무기 제조가 가능하다는데 말이에요. 특히 이스라엘은 자신들 표현대로면 ‘존재론적 위협’이잖아요. 때마침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하니, 이란이 정신없는 이 기회를 꼭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란 수뇌부를 일거에 사살했고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겠죠. 어쩌면 베네수엘라 때처럼 일이 잘 풀릴 수도 있겠다는 기대도 있었을 테고요. 하지만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이스라엘뿐 아니라 중동의 미군 기지까지 이어지고 있고,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태입니다. 하메네이는 침략자들에 맞선 순교자로 추앙되며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 항전 의지가 높아진 상황입니다.
현재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교전을 벌이기 시작했지요. 이라크 내 쿠르드족 반군이 미국의 요청을 받고 이란을 공격할 움직임이 있다는 보도도 있고요. 이러다가 중동 전역으로 충돌이 확산되는 건 아닐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은데요. 일단 주변 걸프 국가들은 확전을 막으려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입니다. 사우디, UAE, 카타르 같은 나라들은 미군 기지나 미국 회사들이 있다 보니 전쟁이 커질수록 자신들도 직간접적 피해를 보거든요. 그래서 미국과 협력은 유지하되, 뒤에서는 긴장을 낮추는 외교적 압박이나 중재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란이 주변국의 미군기지, 미국 대사관, CIA 안가 등에 즉각 폭격을 가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하는 이유도 여기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빨리 미국에게 하소연하라는 거죠. 그래서 중동 전문가들 전망을 보면, 긴장이 매우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당장 중동 전역이 전면전에 들어갈 가능성은 아직 낮다는 분석이 비교적 많은 편입니다.
미국도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번져 장기화되는 것을 반기지는 않을 겁니다. 자칫 수렁에 빠졌다가는 11월 중간선거에 참패하고 트럼프 정권의 위기가 올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오히려 이란은 전선을 확대하고 미국 측 피해와 전쟁 비용을 키우면서 시간을 버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이 회피하고 싶은 방향으로 일부러 몰고 가는 거죠. 이를 ‘비대칭적 인내 전략’이라고 부릅니다. 트럼프가 중간선거 부담과 MAGA 진영의 반발에 부딪혀 미군 사상자가 더 늘고 물가가 더 오르기 전에 발을 뺄 거라는 계산이 깔린 거죠.
중국은 이란 석유을 가장 많이 구매하는 국가입니다. 이란과 높은 수준의 외교 관계를 맺고 있고요. 하지만 중국 에너지 전체에서 이란 석유의 비중은 고작 1~2%대입니다. 중국이 위험을 감수하고 이란을 위해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어쩌면 중국으로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자살골을 넣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행동들, 그러니까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납치한다든지 이란 수뇌부를 사살하고 공습을 한다든지, 이런 모습들은 저물어가는 미국 패권의 마지막 단말마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기호난하(騎虎難下)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단 호랑이 등에 올라타면 내리기가 어렵다는 말이지요. 지금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이라는 거대한 호랑이 등에 올라탔습니다. 수뇌부를 제거하면 일거에 상황이 정리될 줄 알았건만, 오히려 중동 곳곳이 들썩이고 호르무즈 해협은 꽉 틀어막혔습니다. 이 위태로운 불길이 어디까지 번져나갈지, 트럼프 대통령은 호랑이 등에서 언제 어떤 모습으로 내려올지, 전 세계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진정한 강대국의 조건은 상대를 파괴하는 무력이 아니라, 그 칼을 뽑지 않고도 평화를 유지하는 ‘절제’와 ‘지혜’에 있다는 사실을 미국은 알아야 하겠습니다.
** 2026년 3월 8일 뉴스토마토 <김창현의 창>에 출연해 한 얘기를 요약했습니다. 방송을 다시 볼 수 있는 인터넷 주소를 댓글에 남기니 참고하세요. **
원래 트럼프는 전임 정부들이 중동에 군사적으로 개입한 걸 강하게 비판하지 않았습니까. 트럼프 지지층(MAGA) 상당수도 ‘중동에 개입하지 말자’는 비개입주의 입장이었는데요. 그런데 이번에 하메네이까지 사살하면서 대규모 공격을 감행했단 말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국내 정치 상황이 이란 공격의 원인이 됐다고 보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는 뇌물 수수와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연립 정부 파트너들이 이탈하면서 의회 과반이 위태로운 상황이고요. 게다가 3월 말까지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정부가 자동 해산되고 조기 총선으로 가거든요. 트럼프도 마찬가지입니다. 엡스타인 파일, ICE요원의 민간인 사살, 대법원 관세 판결, 그야말로 사면초가죠. 지지율은 폭락 중이고 11월 중간선거 예측은 암울하고. 네타냐후나 트럼프나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인 거죠.
하지만 제 개인 의견으로는, 핵 문제와 장거리 미사일 문제가 가장 핵심적인 이유라고 봅니다. 이번 공격 직전까지도 미국과 이란 사이에 핵 협상이 실제로 진행 중이었죠. 오만의 중재로 간접 협상이 이어졌고, 미국의 제재 완화와 맞바꾸는 조건으로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일부 반출, 농축도 희석, 국제 사찰 정상화 같은 방안까지 논의됐습니다. 그 와중에 군사 공격이 터진 거죠.
핵은 게임체인저입니다. 북한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후 미국은 북한을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칫 충돌이 일어나면 백악관에 북한의 핵미사일이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요(물론 그렇게 되면 북한도 무사할 수 없겠지요). 만약 이란이 핵을 갖게 된다면? 이스라엘로서는 그야말로 ‘존재론적 위협’을 느끼게 됩니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잖아요. 불법 점령 정권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이란이 핵을 가진다? 이스라엘로서는 상상도 하고 싶지 않은 겁니다. 이란의 핵무장을 막는 것이 이스라엘 국가 안보의 최우선 목표입니다.
미국으로서는 이란의 핵뿐만 아니라 장거리 미사일도 신경 쓰입니다. 이란이 핵탄두를 미국 본토까지 날릴 수 있게 되면? 미국으로서는 북한과 같은 실패 사례가 또 나오는 거죠. 그래서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장거리 미사일을 세트로 묶어 위험 요소로 보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에 이어 이란까지 핵무장을 하게 되면, 핵확산을 막는 NPT체제에 더욱 큰 균열이 발생하게 됩니다. 자칫 이런저런 나라들이 우후죽순처럼 핵 개발하겠다고 나서면, 핵무기 보유국들의 패권도 흔들리게 되는 거죠.
이번에 미국과 이스라엘은 하메네이를 포함한 수뇌부 회의 장소를 파악해 정밀 공습으로 사살했는데요. 올해 초 미국 특수부대가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납치한 일을 떠오르게 만듭니다. 이번 사건은 수개월 동안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준비한 ‘참수 작전’입니다. 이스라엘은 오래전부터 하메네이 제거를 원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25년 6월에 이스라엘에서 하메네이 제거 구상을 미국에 타진했으나 당시 트럼프가 이 계획을 거부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가 있었거든요. 하지만 이번에는 미국 정보기관이 하메네이의 이동과 지도부 회의 정보를 포착했고, 그 순간을 노려 공습 타이밍이 맞춰졌다고 합니다.
작년에는 반대했는데 이번에 승인했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생포 작전 결과가 너무나 성공적이어서 좀 과감해진 건가요? 실제로 그렇게 분석하는 보도도 존재합니다. 지난 2월 28일자 워싱턴포스트 기사를 보면, 미 재무부 출신이자 워싱턴의 대이란 강경 노선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대표인 조너선 셴저는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생포 작전 성공이 트럼프 대통령을 더 대담하게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베네수엘라에서 성공했으니 이란에서도 했다’는 식이라기보다는, 결단을 위한 심리적 문턱을 낮췄다는 정도로 보는 게 적절할 것 같습니다.
현재 이란의 핵 개발 수준은 어떤 단계로 평가되고 있을까요? 지난 2월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펴내 가입국들에 보낸 기밀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파한, 포르도, 나탄즈 등 작년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의 잇단 폭격을 받았던 이란 핵시설들에 대한 사찰관 접근이 8개월째 차단되고 있다고 합니다. 작년 6월 이스라엘과 전쟁한 후 이란은 사찰에 협조하지 않는 거죠. 국제원자력기구(IAEA) 평가에 따르면, 이란은 최대 60%까지 농축된 우라늄 440.9킬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는 무기급 수준인 90% 농축으로 가는 데 기술적으로 매우 짧은 단계만 남은 상태입니다. 최대 핵무기 10개 정도를 만들 수 있는 양이고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상업용 위성사진을 활용해 별도로 상황을 파악했다고 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약 350킬로미터 떨어진 이스파한 시설을 관찰했는데, 농축 핵물질을 저장하는 터널 단지 입구 주변에서 ‘정기적인 차량 활동’이 확인됐다고 합니다. 또한 나탄즈(Natanz)와 포르도(Fordow) 농축 시설에서도 활동이 관찰됐다고 밝혔는데요. 다만 “이 시설들에 직접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그 활동의 성격과 목적을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이나 이스라엘로서는 마음이 조급했겠죠. 한 고개만 넘으면 핵무기 제조가 가능하다는데 말이에요. 특히 이스라엘은 자신들 표현대로면 ‘존재론적 위협’이잖아요. 때마침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하니, 이란이 정신없는 이 기회를 꼭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란 수뇌부를 일거에 사살했고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겠죠. 어쩌면 베네수엘라 때처럼 일이 잘 풀릴 수도 있겠다는 기대도 있었을 테고요. 하지만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이스라엘뿐 아니라 중동의 미군 기지까지 이어지고 있고,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태입니다. 하메네이는 침략자들에 맞선 순교자로 추앙되며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 항전 의지가 높아진 상황입니다.
현재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교전을 벌이기 시작했지요. 이라크 내 쿠르드족 반군이 미국의 요청을 받고 이란을 공격할 움직임이 있다는 보도도 있고요. 이러다가 중동 전역으로 충돌이 확산되는 건 아닐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은데요. 일단 주변 걸프 국가들은 확전을 막으려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입니다. 사우디, UAE, 카타르 같은 나라들은 미군 기지나 미국 회사들이 있다 보니 전쟁이 커질수록 자신들도 직간접적 피해를 보거든요. 그래서 미국과 협력은 유지하되, 뒤에서는 긴장을 낮추는 외교적 압박이나 중재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란이 주변국의 미군기지, 미국 대사관, CIA 안가 등에 즉각 폭격을 가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하는 이유도 여기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빨리 미국에게 하소연하라는 거죠. 그래서 중동 전문가들 전망을 보면, 긴장이 매우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당장 중동 전역이 전면전에 들어갈 가능성은 아직 낮다는 분석이 비교적 많은 편입니다.
미국도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번져 장기화되는 것을 반기지는 않을 겁니다. 자칫 수렁에 빠졌다가는 11월 중간선거에 참패하고 트럼프 정권의 위기가 올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오히려 이란은 전선을 확대하고 미국 측 피해와 전쟁 비용을 키우면서 시간을 버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이 회피하고 싶은 방향으로 일부러 몰고 가는 거죠. 이를 ‘비대칭적 인내 전략’이라고 부릅니다. 트럼프가 중간선거 부담과 MAGA 진영의 반발에 부딪혀 미군 사상자가 더 늘고 물가가 더 오르기 전에 발을 뺄 거라는 계산이 깔린 거죠.
중국은 이란 석유을 가장 많이 구매하는 국가입니다. 이란과 높은 수준의 외교 관계를 맺고 있고요. 하지만 중국 에너지 전체에서 이란 석유의 비중은 고작 1~2%대입니다. 중국이 위험을 감수하고 이란을 위해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어쩌면 중국으로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자살골을 넣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행동들, 그러니까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납치한다든지 이란 수뇌부를 사살하고 공습을 한다든지, 이런 모습들은 저물어가는 미국 패권의 마지막 단말마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기호난하(騎虎難下)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단 호랑이 등에 올라타면 내리기가 어렵다는 말이지요. 지금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이라는 거대한 호랑이 등에 올라탔습니다. 수뇌부를 제거하면 일거에 상황이 정리될 줄 알았건만, 오히려 중동 곳곳이 들썩이고 호르무즈 해협은 꽉 틀어막혔습니다. 이 위태로운 불길이 어디까지 번져나갈지, 트럼프 대통령은 호랑이 등에서 언제 어떤 모습으로 내려올지, 전 세계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진정한 강대국의 조건은 상대를 파괴하는 무력이 아니라, 그 칼을 뽑지 않고도 평화를 유지하는 ‘절제’와 ‘지혜’에 있다는 사실을 미국은 알아야 하겠습니다.
** 2026년 3월 8일 뉴스토마토 <김창현의 창>에 출연해 한 얘기를 요약했습니다. 방송을 다시 볼 수 있는 인터넷 주소를 댓글에 남기니 참고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