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는 변호사도 의사도 아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의료·법조 비유는 외부에서 관찰한 것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디테일에서 엄밀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결정 밀도와 컨텍스트 운영의 큰 그림에 초점을 두고 읽어주시면 좋겠다.

1. 생산성 폭발이 아니라 결정 피로

AI와 개발자가 같이 일하는 방식에 대해 이런저런 글을 봐 왔지만, 정작 내가 하루하루 겪고있는 상황은 흔히 얘기하는 "생산성 폭발" 과는 결이 좀 달랐다. 만드는 속도는 확실히 빨라졌다. 그런데 동시에 무언가 묘하게 피곤했다. 그러나 정확히 이 피로감이 어디에서부터 오는 것인지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며칠을 자문해 본 뒤에야 실체가 잡히기 시작했다. AI는 내게 무엇을 만들지가 아니라 무엇을 선택할지를 끊임없이 묻는다. "이 에러의 근본 원인을 파고들까요, 아니면 증상만 가릴까요?" "A안과 B안 중 어느 쪽으로?" "이 기능을 이번 이터레이션에 포함할까요?" 생산성은 터졌는데 그로부터 비롯되는 의사결정의 양도 폭발적으로 증가한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