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야 할 길

이광수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오늘날 서구 민주주의의 정치 대립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쪽에는 민족주의적이고 반지성주의적인 '전사 우파'가 있고, 다른 쪽에는 고학력·국제주의적인 '브라만 좌파'가 있다.

미국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프랑스에서는 국민연합과 사회당이 이 구도를 보여준다. 피케티가 날카롭게 짚는 것은, 이 대결이 진짜 계급 싸움이 아니라는 점이다. 두 엘리트 집단이 서민 대중을 나눠 지배하면서, 정작 불평등을 줄이는 문제는 항상 뒷전으로 밀린다는 것이다.

이 틀은 한국 정치에도 놀랍도록 잘 맞아떨어진다. 서울은 전국 17개 시도 중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 사이의 격차가 가장 큰 도시다. 그 서울을 무대로 더불어 민주당과 국민의 힘은 끊임없이 부딪힌다. 겉으로 보면 이념 싸움 같다. 진보 대 보수, 노동 대 자본, 개혁 대 수구. 그러나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이것은 서로 다른 두 엘리트 집단이 각자의 방식으로 대중을 끌어 모으는 구도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