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AI로 만든 문서와 PPT를 혐오한다.

정확히 말하면
AI의 도움을 받은 문서가 아니라, AI가 만든 걸 자기가 만든 것처럼 그냥 보내는 문서를 싫어한다.

요즘 이런 문서를 자주 받는다.

만든 사람은 생산성이 엄청나게 올라갔을 거다.
예전 같으면 반나절 걸릴 PPT를 30분 만에 만들었을 테니까.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그 사람이 아낀 시간이 고스란히 내 노동시간으로 넘어온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두 장이면 끝날 이야기가 열 장이고,
앞에서 한 이야기를 뒤에서 또 하고,
그걸 이름만 바꿔서 한 번 더 한다.

‘핵심 전략’이 나오고
‘전략적 핵심’이 나오고
‘핵심 실행 전략’이 나온다.

읽다 보면 내가 문서를 읽는 건지
AI의 언어를 디코딩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작성자는 30분 만에 끝냈으니 생산성이 10배 올랐겠지만
받은 사람 네 명이 한 시간씩 해독했다면
사회 전체의 생산성은 오히려 마이너스다.

AI 생산성의 외주화다.

더 황당한 건
그렇게 만든 문서를 정작 본인도 제대로 안 읽어보고 보낸다는 것이다.

그리고 받는 사람도 AI를 쓴다.

“이 문서 무슨 말인지 요약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