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한국 장금상선에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 이유
2026년 8월 31일, 사우디의 원유를 실은 VLCC(초대형유조선) 두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다가 피격되었다.
한척은 사우디 바흐리가 운영하는 Sidr호였고, 다른 한 척인 Senegal Prosperity호는 한국 시노코 그룹 선박이라고 FT 기사가 나왔다.
시노코 그룹은 한국에서는 장금상선으로 알려진 선사다.
장금상선은 최초에 한중 합작회사로 설립되었다.
한국 동남아해운과 중국 국유 물류기업 시노트란스가 5대 5 지분으로 세운 회사다.
장금상선의 앞글자 '장'은 중국의 장강(양쯔강)을 말하고, 뒷 글자 '금'은 한국의 금수강산에서 따왔다고 한다.
영문명 시노코도 같은 원리다.
중국을 뜻하는 'Sino'에 한국을 뜻하는 'Kor'를 붙여서 시노코(Sinokor)가 되었다.
1998년 외환위기가 오자, 중국측이 장금상선에서 철수의향을 밝혔다.
장금상선의 대표이사 였던 사람이 중국 지분을 사들여서 장금상선은 한국 국적사가 되었다.
장금상선은 원래 유조선 회사가 아니라,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컨테이너선사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직전에 중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갑자기 세계 탱커 시장의 큰손이 되었다.
2026년초 한달간 전 세계에서 팔린 VLCC 45척 중 35척(78%)을 쓸어 담는등, 중고 유조선 73척을 59억 달러에 사들인 것이다.
폭풍 매집의 주체는 회장 아들이 지분 100%를 가진 계열사 장금마리타임이다.
2026년 3월, 세계 1위 컨테이너 선사인 MSC의 자회사가 장금마리타임 지분 50%를 인수해서, 현재는 5대 5 지분으로 운영된다.
장금 마리타임 배후에 MSC가 있는 구조다.
MSC는 아폰테 가문이 지배하고 있다.
포브스가 시노코 연계 선박을 추적해 보니, 31척의 소유주가 시노코가 아니라 ‘Haut Brion+숫자' 이름의 회사들이었다.
SPC(특수목적법인)를 만들었다는 의미다.
이 중 11척을 가진 회사는 파나마 법인인데, 대표가 모두 마리오 아폰테다.
마리오 아폰테는 MSC의 창업자인 잔루이지 아폰테의 사촌이다.
8월에 공격을 받았던 선박도 선주는 HAUT BRION 11이고, 관리자가 시노코 마리타임이다.
소유는 MSC와 연관된 SPC가 하고, 영업은 시노코, 운항관리는 콜롬비아 쉽매니지먼트가 맡는 구조로 되어있는 것이다.
장금상선 관련사가 재용선을 준 배라 한국인 선원은 타지 않았고, 한국 정부 관리 대상 선박도 아니다.
시노코와 MSC간에 위험과 손익 배분 계약내용은 비공개라서 알 수 없지만, 수익을 나누는 구조로 예상된다.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가 마비되자, 장금마리타임이 중고 유조선 73척을 매수한 베팅은 초대박이 났다.
전쟁전에는 한번 운송을 하면 200만달러 정도를 받았는데, 전쟁후 최고 2300~2500만달러까지 운임이 점프한 것이다.
중동을 서너번 왕복하면, 매출기준으로 매수한 배값 전액을 운송비로 뽑는 상황이 되었다.
운송시 배값의 10%에 가까운 전쟁보험료가 들어가고, 선원들에 대한 위험수당등 비용도 많이 들어가서 실수익은 좀 줄어들것이다.
장금상선은 미국과 이란 전쟁이 시작된 뒤에 걸프만을 드나드는 공격적인 운용을 시작했다.
로이드 리스트 데이터로는 9월 호르무즈 VLCC(초대형유조선) 통항의 47%, 10월 1~10일은 50% 이상을 시노코가 차지했다.
장금상선이 위험을 무릅쓰고 걸프만을 오가는 "호르무즈 셔틀"을 가동한 것이다.
이 선박들은 목적지까지 원유를 운송을 하는게 아니고,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면 오만만에서 원유를 일반 유조선에 넘겨주고 있다.
이란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란 해협청은 10월 27일 X에 "시노코 해운회사 소속 선박들이 최근 3개월동안 가장 많은 통항 위반을 저질렀다"고 경고했다.
"현재까지 최소 7척에 대해 위반 정도에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졌다"며 다음과 같은 경고를 했다.
“모든 화물 소유주와 이해관계자 및 보험업자들에게 경고한다. 11월1일부터 이 회사의 모든 선박에 대해 법적 조치가 취해질 것이다".
7척에 대해 상응하는 조치가 취해졌다고 하는데, 로이드는 장금상선 유조선 7척이 미사일이나 드론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11월 1일부터 장금상선 소속 모든 선박에게 이런 공격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것으로 보인다.
PGSA(이란 페르시아만 해협청)가 특정 선주의 선단 전체를 겨냥해 일괄 경고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 분석으로는 장금상선 소유 유조선이 9월 한 달간 호르무즈를 통해 원유 1억560만 배럴을 실어 날랐다.
해협 통과 원유(약 2억8630만 배럴)의 37%로, 2~4위인 바흐리,쿠웨이트석유탱커,ADNOC를 합친 물량(9730만 배럴)보다 많다.
이란의 메인 타깃이 될만한 비중이다.
한줄 코멘트. AIS(위치식별장치)를 끄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들 때문에, 배럴당 200달러 유가가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11월 1일 이후 이런 배들의 통행이 완전히 막히면, 유가에 어떤 영향이 생길지도 지켜 볼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