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na shared this post · 3h ago
neopriest
  1.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사업을 하지 않는다.

남의 칩을 대신 만들어주는 위탁생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아니다.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니 먼저 짚고 간다.

  1. 파운드리가 뭔지 먼저 알아야 한다.

TSMC나 삼성 파운드리처럼 다른 회사가 설계한 칩을 대신 생산해주는 사업이다.

SK하이닉스는 그걸 하는 회사가 아니다.

SK하이닉스가 만드는 건 HBM이라는 메모리 반도체다.

AI 서버 안에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역할을 하는 칩이다.

  1. 그런데 SK하이닉스는 과거에 파운드리를 해보려 한 적이 있다.

SK키파운드리와 SK하이닉스시스템IC라는 자회사를 통해서다.

2022년 키파운드리를 5758억 원에 다시 사들이며 "파운드리를 두 배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결과는 2년 만에 두 자회사 모두 적자였다.

결국 이 사업을 사실상 접고 HBM 메모리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1. 그런데 HBM4부터 문제가 좀 있다.

HBM 안에는 베이스 다이라는 부품이 있다.

HBM 전체를 제어하고 GPU와 연결하는 핵심 로직 칩이다.

쉽게 말하면 HBM의 두뇌 역할이다.

HBM3E까지는 SK하이닉스가 이걸 자사 D램 공정으로 직접 만들었다.

  1. 엔비디아와 구글 같은 고객들이 HBM4에 자신들 AI칩에 맞게 기능을 넣어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D램 공정으로는 그게 불가능하다.

훨씬 정교한 로직 공정이 필요하다.

그 기술을 가진 곳이 TSMC다.

그래서 SK하이닉스는 TSMC에 베이스 다이 생산을 맡기기로 했다.

SK하이닉스가 고객이고 TSMC가 만들어주는 구조다.

  1. 그런데 또 문제가 생겼다.

TSMC 패키징 라인이 포화 상태다.

패키징이란 HBM과 GPU를 하나의 패키지로 붙이는 작업이다.

이것도 지금은 TSMC가 대부분 담당한다.

엔비디아, AMD, 애플 등이 라인을 거의 선점해버린 상태.

SK하이닉스 HBM이 들어갈 자리가 부족해지는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SK하이닉스는 인텔의 EMIB라는 패키징 기술을 대안으로 테스트 중이다.

인텔한테 패키징을 주문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것이다.

여기서도 SK하이닉스는 주문하는 쪽이다.

인텔이 파운드리를 해주는 쪽이다.

  1. 여기에 타이밍이 묘한 인사 하나가 얹혔다.

SK하이닉스 전 대표이사 이석희 사장이 인텔 파운드리 수석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인텔 파운드리의 첨단 패키징 전반을 총괄하는 자리다.

SK하이닉스가 인텔 EMIB 테스트를 시작한 시점과 몇 주 간격으로 나온 소식이다.

우연인지 설계인지...

  1.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사업을 하는 회사가 아니다.

베이스 다이는 TSMC한테 주문해서 사온다.

패키징이 막히니까 인텔을 백업으로 검토한다.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에 진입한 게 아니라 파운드리 없이는 못 사는 회사가 된 것이다.

  1.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를 직접 보유해서 베이스 다이를 자체 4나노 공정으로 만든다.

SK하이닉스는 그게 없어서 외주를 주는 구도다.

이게 두 회사의 전략이 근본적으로 갈리는 지점이다.

하이닉스는 과연 파운드리에 진입할까?

향후 인텔 파운드리 마저도 라인이 꽉 찬다면?

하이닉스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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