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자 조선일보 칼럼. 다정함에 대하여 일곱 번째. 세종시 도서관에서 강의를 마쳤을 때, 어느 중년 여성이 말했다. 자신의 남편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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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김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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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조선일보 칼럼. 다정함에 대하여 일곱 번째. 세종시 도서관에서 강의를 마쳤을 때, 어느 중년 여성이 말했다. 자신의 남편 이야기였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가난해서 학교에도 잘 가지 못하고 일해야 했다. 결혼해서도 계속 육체노동을 했고 그렇게 50대가 되었다. 어느 날 남편이 말했다. “내가 학생이나 청년 시절에 여행 같은 걸 다녀왔으면 내 인생이 조금은 달라졌을까?” 아내는 답했다. “이제 다니면 되지. 당신 그동안 열심히 일했잖아.” 그러나 남편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이 나이에 여행을 간다고 해서 내 인생이 그렇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아. 그런데 그 시절의 나와 처지가 비슷한 20대를 찾아서 여행 보내주면 걔의 인생은 좀 달라지지 않을까? 우리 내일부터 돈을 좀 모으자, 그리고 여행 갈 아이를 찾아보자.” 그 이야기를 듣고 뭐라 답할 말을 찾기 어려웠다. 나는 비영리법인 ‘당신이잘되면좋겠습니다’를 설립하고 1년에 한 번 에세이 공모전을 통해 청소년들을 해외여행 보내주는 일을 한다. 내가 강의하고 번 돈이나 책을 쓰고 받은 인세 등의 일부를 거기에 쓰고 있다. 그건 내가 누군가에게 받은 게 있기 때문이다. 내가 쓴 글을 읽어 준, 나에게 강의를 의뢰해 준, 그렇게 나의 삶을 응원하고 도와준 이들이 있어서 나는 살아가고 있다. 나의 운이나 실력보다 과한 삶인 것을 안다. 이걸 내 것이라고 믿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결국 받은 게 있으니 준다는 마음, 그 이상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받은 게 없어도 세상을 원망하지 않는다. 나는 그럴 자신이 없다. 그는 연결된 어른이 없다면 내가 그 첫 번째 어른이 되겠다는 마음을 품었다. 내가 이해할 수 없고 알지 못하는 종류의 다정함이다. 나 같은 이들은 받은 게 있어야 다정할 수 있지만 누군가는 받지 않아도 자신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것은 어느 경지처럼도 보인다. 그도 많이 힘들었을 테고 세상을 원망한 일도 있었을 테고 스스로를 미워한 날도 있었을 것이다. 그는 그렇게 스스로를 단련하며 지금의 태도를, 자신만의 다정함을 가지게 되었다. 그건 어른의 태도라고밖엔, 부연할 말이 없다. 다음 날 법인의 후원 계좌에 100만원이 들어왔다. 그는 말했다. “누군가를 여행 보내주려고 모으고 있던 돈의 일부를 보냅니다. 잘 써 주시면 좋겠습니다.” 뭔가 눈물이 나는 것이었다. 강의를 들은 이들이 나에게 기억에 남는 다정함에 대해 물으면 나는 그 부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들을 오래 기억할 것이다. 내가 운영하는 법인에서는 10월 9일까지 에세이 공모전을 연다. 선발된 청소년 7명에게 여행비 전액을 지원하고 함께 여행 간다. 법인의 홈페이지에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신이 잘되기를 바라는 주변의 청소년들에게 많이 소개해 주시면 좋겠다. #김민섭 #당신이잘되면좋겠습니다 #우리는조금더다정해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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