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사기꾼은 나쁘지만, 친절한 사람을 의도적으로 찾아내 사기를 치려는 사기꾼을 볼 때면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나게 된다. 예전에 "죄송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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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Sang-Hoon Kim
Platform: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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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기꾼은 나쁘지만, 친절한 사람을 의도적으로 찾아내 사기를 치려는 사기꾼을 볼 때면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나게 된다. 예전에 "죄송한데 지갑을 잃어버려서 버스비도 없다"며 접근한 남자가 있었다. 까짓 버스비 내가 주려는데, 갑자기 "눈빛이 선하게 생기셨는데 혹시 도를 믿으시..."라는 거다. 얘기를 끊기도 전에 호통부터 쳤다. 당신 같은 사람들이 정말로 곤경에 처한 사람들이 도움도 요청하지 못하도록 막는 거라고. 비슷한 일이 요즘 보이스피싱에서도 급증 추세다. 어제 이런 카톡을 받았다. "안녕하세요~ 저는 아래층 1602호에 사는 이웃입니다. 최근 저희 집 천장에서 물이 새는 것을 발견했는데, 관리사무소에서는 먼저 선생님 댁에 물이 새거나 수도관이 터진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 보시길 권장했습니다. 번거로우시겠지만 시간 내서 확인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심지어 누수 사진까지 함께 보냈다. 친절하게 답장할 뻔 하다가 정신차렸다. 우선 나는 1702호에 살지 않는다. 또 카톡 친구가 되려면 내 휴대폰 번호를 알아야 한다. 어떤 아파트 관리사무소도 이웃이라 해서 주민의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지 않는다. 당연한 일인데,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이런 메시지를 받으면 친절하게 답장하고자 한다. 사기꾼들은 그 친절함부터 노린다. 사기꾼들의 방식은 이런 식이다. 1. 최근 유출된 개인정보를 암시장에서 사들여 전화번호 목록을 수백만개씩 확보한다. 2. 해당 번호로 저런 '잘못 보낸 문자'를 보낸다. 돈 얼마 들지 않는다. 3. "문자 잘못 보내셨어요"라고 친절하게 답하는 호구를 찾는다. 이들은 해당 번호가 살아있다는 걸 증명해 줬고, 사기에 걸릴 만한 마음 약한 사람이란 것도 증명했다. 4. 그래도 가짜는 티가 났는데, 요즘은 AI가 언어별로 그럴 듯한 메시지를 쉽게 만들어 준다. 5. 처음에는 친근하게 무해한 대화를 이어간다. 돼지도살(pig butchering) 기법이라는 건데, 우연히 인연이 된 듯 서로 대화를 튼 뒤 정서적 교감을 이룬다. 돼지를 살찌워 잡아먹듯 공을 들이기 때문에 돼지도살이라 부른다. 6. 문자로 시작했다면 이런 무해한 대화의 첫 목표는 텔레그램, 왓츠앱 등 다른 메신저에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다. 중앙 통제가 불가능한 메신저라서 그런데, 통신사 통제를 벗어나려는 시도다. 7. 친근한 보이스피싱범도 시간을 낭비할 테니 내가 대화를 나눠줘야겠다는 생각은 5년 전에나 통했던 순진한 생각. 요즘은 AI를 이용해 초기 대화를 이어가고, 어느 정도 대화가 이어져 '호구로구나!'라는 판단이 될 때 인간 관리자가 접속한다. 8. 돈까지 요청할 필요도 없다. "이거 재미있다"는 식의 이미지나 영상 링크를 보낸다. 클릭하는 순간 내 폰은 해킹되고, 사기꾼은 내 정보를 손에 쥔다. 온라인의 세계에서 친절은 자랑이 아니다. 가능하면 연락처에 없는 번호로부터는 문자도, 전화도, 카톡도 받지 마시라. "엄마, 나 핸드폰 떨어뜨려 고장나서 친구폰으로 연락해" 같은 건 더더욱. AI 때문에 목소리도 못 믿는 세상이니.
